[단독] 민중기, ‘비상장주식 의혹’ 직후 사의… 대통령실 반려

입력 2025-10-28 00:02
권현구 기자

김건희 특검을 맡은 민중기(사진) 특별검사가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사의를 표명했으나 대통령실에서 이를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 특검은 지난 16일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의 비상장 주식에 투자한 뒤 2010년 상장폐지 직전 매도해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 대통령실 측에 사의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11월 말까지는 직을 유지해달라며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정당국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 민정 라인에서 11월 말까지는 물러나지 말고 있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검의 수사기한은 11월 28일까지이며, 이재명 대통령의 승인을 얻으면 12월 28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민 특검이 사의를 밝힌 시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맡았던 한문혁 부장검사의 ‘술자리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부장검사는 김 여사 계좌 관리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2021년 7월 술자리에서 동석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직무배제됐다. 앞서 이 전 대표의 측근은 지난 13일 “공익제보”라는 문자 메시지와 함께 술자리 사진을 특검팀에 보냈고, 특검 지휘부는 23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즉시 검찰에 파견 해제를 요청했다.

민 특검의 사의에는 특검 조사를 받은 뒤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양평군 공무원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한 부장검사 의혹까지 겹치면서 민 특검은 더 자책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민 특검은 지난 24일 한 부장검사와 면담하면서 “나 때문에 이런 일을 당하는 것 같다. 정말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는 “민 특검이 사의를 표했으나 대통령실이 좀 더 있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건희 특검 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으나 민 특검은 국민일보의 수차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민 특검의 사의 여부 등에 대해 “특검 쪽에 확인을 해보라”며 답변을 피했다.

박재현 이동환 구자창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