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북·미 간) 만남에 한국이 꼭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더라도 한국은 ‘페이스 메이커’로서 한반도 평화 무드 조성을 위한 조력자 역할에 치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오 차장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간담회에서 “북·미 간 회담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만나는 것 자체가 모든 것의 시작”이라며 “(북·미 정상) 두 분이 만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김정은)가 만나고 싶어 한다면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또 순방 일정 연장 가능성을 묻는 말에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바로 그쪽으로 갈 수 있다”며 “그것(일정 연장)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 답했다.
오 차장은 “2019년 북·미 회동도 30시간 안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서 한 것”이라며 “만약 지금 그런 상황이 오면 저희도 그 정도 시간 안에 준비할 역량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의 판문점 합류도 준비한다는 의미냐’는 거듭된 질문에 “꼭 우리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오 차장은 한·미 관세협상에 대해선 “이번에 바로 타결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특별히 APEC을 목표로 두거나 APEC 계기 한·미 정상회담을 목표로 협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드딜(나쁜 협상)보다는 노딜(협상 미체결)이 낫다’는 주장에 대해선 “마지막까지 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노딜은 정부 입장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APEC 정상 선언문 채택이 불발될 가능성에 대해선 “최선을 다해 컨센서스를 문구로 도출하길 원한다. 의장국 성명을 내거나 그 어떤 당사자를 비판하는 내용을 낼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이동환 이가현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