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교역시장… 글로벌 외교 무대 열렸다

입력 2025-10-27 18:48
국립경주박물관이 2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정상회의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을 앞두고 공개한 황남대총 북분 금관의 모습. 신라시대 금관 6점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전은 신라가 남긴 찬란한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연합뉴스

한·미 정상의 경제·안보 담판, 미·중 갈등의 돌파구 마련 등 글로벌 외교의 용광로가 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이 27일 개막했다. 각종 협상과 외교적 담판이 예정된 가운데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각국 정상의 이해관계를 한데 모아 ‘경주선언’(가칭)을 내는 데 외교력을 끌어모아야 한다.

또 지도자가 모두 교체된 한·미·일 동맹이 새로운 협력의 판도 마련해야 해 말 그대로 ‘정상외교의 전장’을 방불케 할 전망이다.

21개 회원국이 가입해 있는 APEC은 전 세계 교역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지역 협력체다. 20년 만에 의장국을 맡은 한국은 회원국 간 인공지능(AI)과 인구구조 문제 대응을 위한 공동의 해법을 주도하게 된다.

특히 이번 APEC 정상회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의 종착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미국 새 행정부의 대(對)아시아 정책의 방향성을 알 기회인 동시에 답보 상태인 한·미 통상·안보 협상도 정상 간 대화로 새로운 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1년 만의 방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방한이 이뤄지면서 APEC 정상회의는 올 하반기 가장 큰 국제적 주목을 받게 됐다. 한국은 정상회의가 끝나는 다음 달 1일까지 21개 회원국의 입장을 조율하고, 공동성명인 ‘경주선언’을 도출하기 위해 외교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 별도로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2005년 부산 APEC의 ‘경주 공동선언’과 같은 양국 정상의 공동 성명문이 나올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2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부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한·미동맹의 공고화, 북핵 문제 해결 등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1일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미·중 갈등의 파고를 넘어 양국 간 관계 회복과 경제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벌어지는 ‘빅이벤트’인 북·미 정상 회동의 불씨도 여전하다.

경주=최예슬 박준상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