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 취임 3주년 날 ‘10만전자’ 축포… ‘주식보상’에 직원들도 화색

입력 2025-10-28 02:13
국민일보DB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0만원 선을 돌파했다. 대대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던 2021년에도 달성하지 못했던 ‘10만전자’ 고지를 공교롭게도 이재용 회장 취임 3주년 되는 날에 넘었다. 사법 리스크를 벗어던진 이 회장이 ‘뉴삼성’ 드라이브를 거는 시점에 주가도 힘을 받자 회사가 제시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에 대한 임직원들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24%(3200원) 상승한 1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대에 오르긴 처음이다.


이는 경영진이나 직원들 모두에게 희소식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마침 이 회장이 취임한 지 3년이 되는 날에 주가가 10만원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이 회장은 지난 7월 무죄 확정으로 사법 족쇄를 푼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 글로벌 인공지능(AI) 프로젝트 참여, 대규모 신규 채용 등 대내외적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별도의 메시지나 행사 없이 ‘조용한 3주년일’을 보냈다.

내부 직원들도 주가 상승에 고무된 분위기다. 통상 회사 주가가 올라도 직원들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올해 삼성은 이 회장 결단으로 PSU 제도가 도입되면서 주가가 직원 복리후생과 이어지는 구조가 됐다. PSU는 회사 성과에 따라 직원들이 주식으로 보상을 받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CL 1~2(직원)에게는 200주, CL 3~4(간부)에게는 300주를 지급하는 약정을 지난 15일 체결했다. 이 제도의 핵심은 주가로, 약정 기준가(8만5385원) 대비 주가 상승률을 평가해 0배(20% 미만)에서 2배(100% 이상)까지 지급 주식 수가 조정된다.

이를 두고 사내 안팎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제시된 주가 상승률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다수였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PSU에 대해 자사주 소각 의무 회피 목적이 아닌지,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지 등을 공개 질의하기도 했다.

그런데 ‘10만전자’ 시대에 들어가면서 이런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날 기준 주가 상승률은 19.5%로, 사실상 현 상황만 유지해도 주식 지급을 위한 최소 수치를 확보하게 된다. 여기에 반도체 슈퍼사이클 돌입 관측 등 추가적인 주가 상승 동력도 충분하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7월 테슬라와 역대 최고 규모(23조원)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8월에는 애플과 아이폰용 이미지센서로 추정되는 칩 공급 계약도 맺었다. 오픈AI가 주도하는 700조원 규모 AI 인프라 사업인 ‘스타게이트’ 동참도 예고돼 있다.

삼성전자 소속 한 연구원은 “SK하이닉스와 비교하며 자조하던 내부 분위기가 최근 달라지는 모습”며 “모바일사업부(MX) 같은 핵심 부서와 달리 성과급과 큰 인연이 없던 직원들에게는 (주가 상승이) 확실한 희소식”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