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에 일시적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비사업 대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다. 서울의 다음 달 입주량은 올해 들어 월별 최대치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에는 입주 물량 급감이 예고돼 있어서 공급 대책이 받쳐주지 않으면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4개 단지에 2만2203가구로 집계됐다. 전월(1만1357가구)보다 배 가까이 많다. 수도권 물량이 1만3321가구에 이른다. 이달 물량(1514가구) 대비 약 9배 뛰었다.
서울이 입주 물량 증가를 이끌었다. 다음 달 서울에선 5개 단지 총 724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월별 기준 최대 규모다. 강남구 청담르엘(1261가구), 서초구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등의 입주가 진행된다. 경기도에서는 광명과 오산 등 5개 단지에서 5030가구, 인천에서는 검단신도시 등에서 1049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8882가구가 다음 달 입주를 앞뒀다.
최근 4개월간 월평균 입주량은 1만3000가구 수준이었다. 하지만 11~12월 각각 2만 가구 이상이 입주하며 임대차시장에 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새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면 거래와 이주 수요가 맞물리며 일부 지역에서는 순환 흐름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로 입주자들의 자금 조달 제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내년부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임대 포함)은 21만483가구다. 공급이 부진했던 올해보다 24.2% 줄어든다. 서울은 더 심각하다. 내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2만8984가구로, 올해(4만2684가구) 대비 32.1% 감소한다. 내후년엔 1만2988가구로 69.6%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당장 착공과 인허가를 늘려도 3년 후에나 입주 물량이 늘어난다.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은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