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 디즈니+ 중계… 해외 시청자들에 다가갈 것”

입력 2025-10-29 02:05
2023년 9월 11일 경기도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열렸던 한국과 베트남의 e스포츠 국가대표 평가전 당시 모습. 경기에 앞서 한국 대표팀 선수단이 국민의례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디즈니+와 독점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2월 열리는 e스포츠 컵 대회 KeSPA컵과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콘텐츠를 디즈니+를 통해서만 중계하기로 했다.


여타 프로스포츠들과 달리 e스포츠는 유튜브나 SOOP, 치지직 등 온라인 방송 플랫폼을 통해 무료로 중계하는 기조가 명확하다. 그런데도 협회는 왜 유료 구독 시스템인 OTT를 통해 콘텐츠를 송출하기로 했을까.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협회 사무실에서 김철학(사진) 사무처장을 만나 이유를 들었다.

-디즈니+와 컵 대회 독점 중계권 계약을 체결한 배경은.

“디즈니+는 글로벌 OTT 플랫폼이어서 한국의 e스포츠 콘텐츠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판단했다. 디즈니+는 픽사, 마블, 내셔널지오그래픽, ESPN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서비스하며 폭넓은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e스포츠가 기존 팬층을 넘어 새로운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0~40대 주요 시청층을 대상으로 콘텐츠 다양화를 추진하는 디즈니+와 관심사·방향성이 잘 맞아떨어졌다.”

-2026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 콘텐츠 독점 중계권 계약도 체결했다.

“내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평가전과 출정식 등 대표팀의 선발과 준비 과정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를 디즈니+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국제 e스포츠 신(scene)에서는 아시안게임, 올림픽 e스포츠 게임즈 등을 앞두고 각국 e스포츠 국가대표 선발·관리 모델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은 이미 자생 가능하고 지속 성장 가능한 선진적 국가대표 운영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콘텐츠를 통해 그 경쟁력과 시스템을 국제무대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컵 대회에 1군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으면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

“엔트리 구성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각 팀과 선수의 결정을 존중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올림픽 e스포츠 게임즈, e스포츠 네이션스 컵 등 국가대표가 출전하는 대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협회는 이런 흐름에 맞춰 KeSPA컵을 국가대표 선발 자격요건 대회로 지정하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본 대회의 성적과 기록 등을 대한체육회와 연계해 e스포츠의 강화훈련 종목 편입 및 선수 지원 확대를 추진하기 위함이다.”

-일각에선 ‘협회가 태극마크를 인질 삼아 선수에게 KeSPA컵 출전을 강요한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발과 운영은 협회의 단독 결정이 아니고 대한체육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한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위해 경기인 등록을 필수 요건으로 하고 있다. 또한 종목별 국가대표 파견 여부와 지원 예산을 확정할 때도 해당 경기단체의 대회 주최·주관 이력과 경기 관련 데이터 보유 여부를 중요하게 본다. KeSPA컵을 국가대표 선발 자격요건 대회로 지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회를 통해 확보된 경기 데이터와 운영 이력은 대한체육회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중요한 근거로 활용된다. 이를 바탕으로 종목이 국가대표 강화훈련 종목으로 편입되거나 선수들이 체육회 차원의 훈련환경 개선이나 지원을 받는 기반이 마련된다. 선수들의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더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필수절차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