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美 빅테크처럼 ‘AI 효율 경영’ 선언

입력 2025-10-29 02:00

크래프톤이 ‘AI First’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하며 미국 빅테크가 주도한 ‘AI 기반 효율 경영’ 모델을 본격 도입한다. 전사적 경영 체계 전환을 통해 조직 생산성과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를 동시에 노린다는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사내 커뮤니티에서 “Agentic AI(복잡한 업무 자동화를 실행하는 AI)를 중심으로 업무 자동화를 본격화하고 구성원은 창의적 활동과 복잡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AI 중심 경영 체계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반복 업무를 AI가 대체하고 사람은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 공룡 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이 추진 중인 AI 효율화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

크래프톤은 이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GPU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내년까지 AI 플랫폼과 데이터 자동화 인프라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사내 AI 러닝 허브를 중심으로 실무형 학습 생태계를 조성하고 매년 300억원을 투입해 전 구성원의 AI 활용을 지원한다. 연구개발(R&D) 투자를 넘어 ‘모든 조직이 AI로 일하는’ 체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적 조치다.

AI를 경영의 핵심 수단으로 삼는 이 같은 방향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은 AI 자동화를 통해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줄이며 최근 분기 영업이익률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크래프톤 역시 AI를 통해 조직 효율을 끌어올리고 절감된 자원은 신작 개발과 혁신 프로젝트에 재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영업이익률 증가는 자연스럽게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김 대표는 “AI를 통해 구성원의 성장을 촉진하고 조직의 도전 영역을 넓히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언급했다. 그 일환으로 회사는 HR·조직 구조도 AI 중심으로 재편한다.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하고 구성원이 더 큰 단위의 목표를 주도할 수 있도록 조직 관리 범위(Span of Control)을 확대한다. 또한 AI 전문 인력을 별도 체계로 운용해 기술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내부 이동과 도전 기회를 넓힌다.

이번 선언은 크래프톤이 게임 개발사를 넘어 ‘AI 기술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읽힌다. 김 대표는 “AI First 전략을 통해 구성원 성장과 플레이어 경험의 혁신을 함께 이루겠다”며 “글로벌 게임 산업에서 AI 경영의 모범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