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타결 매우 가깝다” 첫 긍정 평가, 대통령실 “가장 중요한 건 국익” 배수진

입력 2025-10-26 18:42

관세협상 과정에서 전액 현금 선불 투자로 압박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을 앞두고 “타결이 매우 가깝다”며 첫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대통령실은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국익”이라며 성급히 타결하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이번 순방 중 한국과의 관세협정을 마무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들(한국)이 준비돼 있다면 나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우리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6일 “실무 후속 조치 이후 발표한 내용과 기조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 방미를 마치고 돌아온 뒤 “일부 진전은 있었지만, 핵심 쟁점에서는 양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KBS 일요진단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적 합리성, 국익을 중심으로 협상하라고 상당히 강한 훈령을 주고 있다”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라는 시점을 이유로 급하게 합의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이 지난 23일 CNN 인터뷰에서 “관세협상에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그 시기를 손쉽게 흘려 넘기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익이 최우선이라는 취지”라고 거듭 설명했다.

협상은 APEC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정상 차원에서 공감대를 이루면 관세 협상과 합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쟁점은 현금 직접투자 규모와 투자처, 수익 배분 방식 등으로 정부는 미국과의 최종 간극을 줄이는 데 협상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방비 증액 등 안보 분야 협상은 관세보다 일찍 상당 부분 합의가 진척된 상태다. 위 실장은 “안보협상은 문서 작업이 대체로 돼 있다”며 “관세 쪽이 잘되면 한꺼번에 (합의문이) 나올 수도 있고, 만약 그렇지 않으면 (안보 합의문만) 별도로 발표할지, 양쪽이 다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지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합의문 형식으로는 관세와 외교·안보 분야를 포괄하는 ‘조인트 팩트시트’를 언급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대해서는 “우리가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재처리 영역에서 지금보다 많은 권한을 갖는 방향으로 얘기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