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 고지’를 앞둔 코스피가 올해 들어 64% 넘게 오르며 주요국 증시 중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전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PBR은 1.3배 수준이다. 지난해 PBR 0.9배 대비 크게 올랐지만 다른 나라 증시와 비교하면 평균 아래다.
PBR은 회사의 순자산(자산-빚)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PBR이 1배면 주가가 회사의 순자산 가치와 같다고 여겨지고 1배 미만이면 주가가 순자산보다 싸다고, 1배 초과면 주가가 순자산보다 비싸다고 해석된다. PBR이 높을수록 생산성, 성장률 등에서 시장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전 세계 증시 평균 PBR은 3.4배다. 선진국이 3.7배로 세계 평균을 웃돌고 한국이 포함된 신흥국 평균 PBR은 2.0배다. 신흥시장에 포함된 국가별 PBR을 보면 가장 높은 곳은 대만으로 3.6배다. 2위는 인도로 3.5배 정도다. 중국과 브라질은 1.6배로 신흥시장 평균보다 낮지만 코스피보다 높다. 선진국에 속한 일본의 PBR은 1.6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5.2배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현재까지 약 64.31% 올라 지난 24일 기준 3941.59를 기록했다. 4000포인트 도달까지 단 58.41포인트, 약 1.5%가량만을 남겨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4000 달성을 ‘시간문제’로 보는 분위기다. 한국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하고 있고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추진도 이어지고 있는 데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등 상승 동력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5000피’를 전망하는 보고서도 나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지수 상승세가 가파르지만 현재의 전망이 유지되면 내년 5000 코스피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연말보다 내년 상반기 지수 레벨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연말 코스피 목표 밴드를 3600~4050으로 상향 조정하며 “이는 3분기 코스피200 기업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1.5% 상향 조정돼 의미 있는 수준의 조정 폭”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주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한·미 관세 협상 변수, 오는 29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 3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 등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