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으로 군인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자 ‘은둔 재벌’ 티머시 멜론(83)이 1억3000만 달러(1870억원)를 기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 행사에서 익명의 민간 기부자가 거액을 쾌척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기부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채 “애국자이자 나의 친한 친구”라고 말했다.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도 국방부가 ‘일반 기부금 수령 권한’에 따라 이 기부금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의 지난해 군인 급여는 1910억 달러(275조원) 이상으로, 2주마다 지급되는 군인 급여에 평균 70억 달러가 쓰인다.
트럼프의 발표 뒤 NYT는 이 기부자가 멜론이라고 보도했다. 멜론은 미국 유수 은행을 소유한 재벌가의 후계자이자 철도 거물로 2020년 이후 트럼프의 가장 큰 후원자 중 한 명이다. 지난해 대선 때는 트럼프 슈퍼팩(정치자금 후원단체)에 5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앤드류 멜론 전 재무장관의 손자인 그는 최근 3~4년간 트럼프와 공화당에 수억 달러의 기부금을 내면서도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멜론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의 열렬한 지지자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캠페인에도 동참했던 인물”이라며 “쟁쟁한 명문가의 적자이면서도 조용하고 은밀한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해 왔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