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무용단은 11월 6~9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신작 ‘미메시스’를 공연한다. 윤혜정 단장이 직접 안무를 맡은 작품은 교방무, 한량무, 소고춤, 장검무, 살풀이춤, 승무, 무당춤, 태평무 등 8가지 전통춤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 윤 단장은 한국 전통춤의 근원적 움직임과 자연의 흐름 사이에 닮은 점에 주목해 이를 라이브 음악과 함께 구성했다.
작품은 기존 장단을 해체한 음악과 현대적 의상과 장신구로 시각적 새로움을 주되, 춤의 본질은 고스란히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남자 무용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Mnet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주목받은 스타 무용수 기무간이 출연해 공연 전부터 무용 팬들의 관심이 높다.
국립무용단도 11월 6~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2025 안무가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공모를 통해 선발한 신진 안무가에게 창작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는 정소연, 이지현, 박수윤이 참여해 ‘트리플 빌’(Triple Bill) 형식으로 무대를 꾸민다. 각 작품은 30분 길이다.
국립무용단원이기도 한 정소연은 인공지능과 인간을 공존을 주제로 한 ‘너머’를 준비했다. 아날로그적인 무대에 전통 장단과 전자음악을 결합한 음악이 긴장감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안무가 이지현의 ‘옷’은 옷이라는 글자의 형태가 사람의 몸과 닮았다는 발상에서 출발해 ‘입혀진 자아’를 탐구한다. 박수윤의 ‘죽 페스’는 ‘죽음 페스티벌’을 줄인 말로, 죽음을 삶의 완성으로 바라보며 장례를 축제로 전환하는 작품이다. 휘파람·종소리·숨소리 등 가공되지 않은 사운드와 라이브 밴드의 연주가 몰입감을 더한다.
국립국악원무용단은 11월 14~16일 고전 ‘춘향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각색한 무용극 ‘춘향단전’을 올린다. 이 작품은 기존 서사에서 주변 인물로 머물던 향단을 사랑과 질투, 욕망에 흔들리는 입체적 인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몽룡의 오해로 춘향 대신 입맞춤을 받은 향단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집착하며 광기로 무너져가는 비극적 이야기를 그린다.
김충한 예술감독이 안무한 이번 작품은 국립국악원무용단이 2019년 ‘처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무용극이다. 강강술래, 한삼춤, 북춤, 검무, 기생춤 등 다양한 전통춤의 미학으로 사랑과 집착의 드라마를 풀어낸다. 음악은 국악관현악과 정가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실연으로 참여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