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가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건조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한국 조선소 중 처음으로 미 해군 함정 건조에 도전하는 것이다. 미 해군이 개발 중인 차세대 군수지원함은 작전 해역에서 전투함에 연료·군수 물자 등을 공급하는 첨단 함정이다.
HD현대는 26일 경북 경주시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건조에 협력하고 상선 및 군함 분야 전반에서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을 위한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하기로 했다. 미 해군이 최근 입찰 공고를 낸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념 설계 사업 수주부터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또 미국 내 조선 생산 시설 인수, 신규 설립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조선 분야 ‘엔지니어링 합작 회사’ 설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동시에 연구개발(R&D) 조직을 만들어 ‘미국 맞춤형’ 상선·군함을 건조하겠다는 전략이다. 두 회사는 미 해군과 동맹국 함정에 대한 유지 보수(MRO)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한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은 “이번 MOA는 미 해군 발주 사업 공동 참여, 미국 내 선박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등 한·미 대표 방산 조선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 사례”라며 “한국의 첨단 조선 기술과 미국의 방산 시장 경쟁력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부사장은 “MOA 체결은 동맹국인 미국과 한국간 조선 협력을 본격화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