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도시’ 학교 앞까지… 부산시, 안전한 통학로 구축

입력 2025-10-26 19:09 수정 2025-10-26 19:13
프랑스 파리 시내 학교 인근 ‘차 없는 길(Rue aux enfants)’ 전경. 차량 통행을 제한하고 벤치와 녹지, 놀이공간을 조성해 보행자 중심의 안전한 거리로 탈바꿈한 모습이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15분도시’ 정책을 아이들의 등굣길로 확장한다.

부산시는 학생들이 안심하고 등·하교할 수 있는 ‘15분도시 안전한 학교 가는 길’ 조성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도로체계를 보행자 중심으로 재설계해 아이들이 더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업이다.

시는 지난 24일 시청에서 성희엽 미래혁신부시장 주재로 관계 기관 국장급 첫 기획 회의를 열고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차량 통제 중심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보행자와 차량의 동선을 명확히 분리하는 등 근본적인 도로체계 개선의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시는 부산경찰청·부산시교육청뿐 아니라 학부모단체, 교통·교육 전문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 ‘15분도시 안전한 학교 가는 길 협의체’를 구성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협의체는 학교 주변 통학로 사고 실태를 조사하고, 프랑스 파리식 ‘차 없는 길’ 등 3가지 유형(차 없는 길·보행자 전용 보도·보행자 안심 도로)을 중심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구·군 공모를 통해 대상지를 발굴하고, 경사지나 이면도로 등 사고 위험이 큰 지역을 우선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보행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도로 표면에 얇은 막(에폭시 등)을 덧입히는 ‘도막포장’ 공법을 활용, 학생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색상 도로 구간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통학로 주변 교통시설 정비, 도로다이어트, 일방통행 지정 등 맞춤형 안전시설 도입도 병행한다.

협의체는 학부모·학교·주민 의견을 수렴해 사업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하고, 합동 점검과 성과 평가를 정례화한다. 연 2회 정례 회의와 수시 실무 협의회를 통해 사업 추진 과정과 개선 결과를 지속 점검할 예정이다.

성 부시장은 “안전한 통학로 조성은 미래세대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며 “경찰청과 교육청,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통해 아이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15분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