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부터 심혈관 건강을 높은 수준으로 꾸준히 유지하면 중년 이후 심뇌혈관 질환, 콩팥 질환 위험을 최대 7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심혈관 건강은 중년 이후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그보다 빠른 젊은 성인기부터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이호규·하경화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지종현 교수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미국의사협회저널 심장학(JAMA Card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과 만성 콩팥병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공통 위험인자를 갖고 있다. 이런 위험인자들은 젊은 성인기부터 쌓여 중년기 이후 질병 발생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장기적인 질병 예방을 위해선 조기 단계에서 위험인자를 종합적으로 평가·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2~2004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30세 24만1924명을 대상으로 심혈관 건강 점수와 심뇌혈관 질환 및 콩팥 질환 발생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심혈관 건강 점수는 신체활동, 흡연, 체질량 지수, 혈압, 혈당, 혈중지질 6개 항목을 기준으로 각 검진 시점마다 평가했다. 이를 종합해 30세부터 40세까지 누적 점수를 구하고 5분위 수로 분류했다. 이후 평균 9.2년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심혈관 건강 수준이 상위 20%인 집단의 심뇌혈관 질환과 콩팥 질환의 연간 발생률은 0.05%에 불과했다. 또 심혈관 건강 수준이 하위 20%인 집단과 비교해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73%, 콩팥 질환 위험은 7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건강을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랫동안 유지할수록 누적 효과가 뚜렷했다.
이호규 교수는 27일 “젊은 성인기의 건강 습관 및 요인의 형성과 지속성이 향후 질병 예방에 미치는 누적 효과는 명확했다”며 “심뇌혈관 질환 예방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장년기 또는 노년기의 치료를 넘어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포괄적 건강관리로의 전환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