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짜증’ 명태균 “아파트 사준다 했다”… 오세훈은 묵비권

입력 2025-10-23 18:44 수정 2025-10-24 00:00
오세훈(오른쪽 첫 번째) 시장이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명태균씨의 발언을 듣고 있다. 오 시장과 명씨는 다음 달 8일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특검에서 대질조사를 받는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놓고 진실공방을 벌여온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대면했다. 하지만 다음 달 대질신문을 이유로 발언을 연거푸 거부했다. 명씨는 오 시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고성을 반복했다. 오 시장과 명씨는 다음 달 8일 김건희 특검에서 대질신문을 받는다.

오 시장은 23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명씨와 7번 만난 게 맞느냐”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다음 달 8일 명씨와 대질신문을 한다”며 “사실관계를 묻더라도 답변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질신문에서 밝히고 싶은 게 많다”며 “여기서 밑천을 미리 보여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질신문은 오 시장 측이 전날 김건희 특검에 요청해 성사됐다.

증인으로 출석한 명씨는 자신과 두 번 만났다는 오 시장의 입장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해식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2021년 1월 20일은 송셰프에서 만나 40~50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22일에 창원 장복터널을 넘어가는데 오 시장 측이 전화해 ‘나경원이 이기는 여론조사가 나왔다’고 말했다”면서 “23일에 서울의 오 시장 사무실, 27일에 청국장집, 30일에 장어집에서 만났다”고 설명했다.

명씨는 여러 차례 격앙된 감정도 내보였다. 그는 “오 시장도 기소돼서 재판에 갈 것을 알고 있지 않느냐. (대질신문을 이유로 답변을 거부하는 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자기 입으로 실토하는 것”이라며 소리를 질렀다. 신정훈 행안위 위원장은 수차례 명씨에게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명씨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고성을 이어갔다.

오 시장은 명씨가 퇴장한 국감 말미에 “일정 시점 이후에 명씨는 저희 캠프에 발도 못 들였다. (7번 만났다는 건) 대부분 스토킹 당한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명씨가 “당선되면 오 시장이 서울에 아파트 사준다고 했다”고 말한 것에도 “상식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 시장 측근인 김한정씨가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인 강혜경씨에게 3300만원을 대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오 시장은 김씨가 여론조사비를 대납한 사실을 몰랐고 명씨를 두 번 만난 뒤 명씨와의 관계를 끊었다는 입장이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