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AI 시대 분기점… R&D 생태계 재설계를”

입력 2025-10-23 18:46
윤웅 기자

2023년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대중적 확산 이후 전 세계는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AI 시대를 마주하게 됐다. 이런 급격한 변화에 대응해 한국이 AI 선도국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분야 인재 유치 및 연구·개발(R&D) 시스템 전반을 혁신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진호(사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5 국민미래포럼’ 기조강연에서 “AI 시대의 성공 조건은 AI 국가적 생태계를 잘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장은 최근 AI에 대한 과도한 기대치와 관련 주가 급등 등으로 유발된 ‘AI 거품론’과 관련해 “일부 거품이 존재한다”면서도 “사회·경제 구조가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AI가 국가 간 경쟁 축이 되는 걸 보면 이마저도 필연적인 전환기 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AI 시대가 열리는 분기점”이라며 “‘30년 후 오늘을 어떻게 평가할까’ 고민하면서 새 패러다임에 맞춘 중장기 국가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의대 쏠림, 해외로의 ‘두뇌’ 유출, 이공계 박사들의 산업현장 진입 실패 등 과학기술 인재 육성 실패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새로운 인재를 이공계로 더 많이 유입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재들의 산업 진입 활성화를 위한 공공·민간 연계 R&D 생태계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R&D 투자 전략의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 원장은 “한국의 R&D 투자액만 놓고 보면 국내총생산(GDP)의 5%로 세계 2위 수준”이라며 “예산도 중요하지만 시스템 개혁 없이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주도로 전략기술에만 집중 투자하는 ‘한국식 R&D’보다 R&D에서도 기초과학과 전략기술을 아우르는 ‘전략적 균형’을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일본의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교수의 금속유기골격체(MOF)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교수의 ‘T세포’ 모두 기초연구에서 출발해 전략기술로 확장된 사례로 소개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