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 국민연금 국내주식 투자 비중… 내년 재조정 전망

입력 2025-10-24 02:27
국민일보DB

국회 예산정책처가 23일 자체적으로 내놓은 국민연금의 적자전환 및 소진 시기는 최근 3년간 기금 운용의 누적 평균 수익률 6.98%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정부와 국민연금공단은 기금 운용 수익률을 각각 연 4.5%와 5.5%로 잡고 적자전환 및 기금 소진 시점을 예측하고 있지만 실제 누적 수익률은 이보다 높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7월 기준 연간 운용 수익률은 6.88%(잠정)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이 올 상반기 기준 31.3%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전체 수익률을 견인했다.

최근 5년간 수치를 봐도 연간 운용 수익률은 통화 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경색됐던 2022년을 제외하고는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보였다. 다만 정부와 연금공단은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 변수 등을 이유로 더 낮은 수익률로 재정추계를 하고 있다.

2023년 발표된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는 수익률을 4.5%로 가정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9월 ‘연금개혁 추진계획’에서 기금의 적극 운용을 전제로 수익률 가정치를 5.5%까지 상향 조정했다.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3일 ‘제3차 장기재정전망’(2025~2065)에서 재정 안정화를 위해 기금 운용 수익률을 4.5%에서 5.5%로 높일 것을 제안했다.

국내 주식이 연일 고점을 찍고 있는 만큼 정부는 운용 수익률 제고 방안으로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고,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국내기업 거버넌스가 개선됐거나 신성장동력 경제 정책이 발표되고 있는 여건을 반영해 중장기 투자 비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기조에 따라 내년 5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향후 5년간 투자할 자산 배분 계획을 세울 때 국내 주식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7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투자 비중에서 국내 주식은 15.3%를 차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금 고갈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큰 상황에서 기금의 안정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보다 주식 비중을 더 늘리게 되면 운용 수익률의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

해외 주요국을 살펴보면 일본공적연금(GPIF)의 경우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대폭 늘려 지난 6월 말 기준 24.28%이다. 하지만 일본 증시 시총이 국내 증시보다 약 3배 많은 것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현재 국내 주식투자 비중(15.3%)이 낮다고 볼 수 없다.

미국 최대 규모의 공공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CalPERS)도 2024년 기준 국내외 주식 투자 비중이 37%로 국민연금(51.6%)보다 낮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현재 국민연금 기금의 주식 투자 비율이 상당한 규모이기 때문에 운용체계 내에서 국내외 주식 등을 충분히 소화하고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선 이정헌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