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담 장소 국립경주박물관 논의

입력 2025-10-23 19:31 수정 2025-10-23 23:59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 경북 경주시 보문단지 호반 광장에 설치된 신라시대 금관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APEC 현장 점검에 나선 김 총리는 “APEC 정상회의 종료 이후에도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야간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다음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21개국 정상·수행단·미디어 숙소와 정상회의 장소는 전 세계 방문객을 맞이할 채비를 거의 끝낸 모습이었다. 국립경주박물관 내 신축 건물은 한·미, 한·중 정상회담과 잠정 미·중 정상회담 개최지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취재진이 23일 둘러본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는 손님맞이 단장을 모두 끝낸 상태였다. 이곳에는 정상회의장을 비롯해 수행원 라운지, 문안협상실, 양자회담장 등이 조성됐다. 3000여명의 미디어 관계자를 맞을 국제미디어센터(IMC)에는 430석의 대형 브리핑룸과 80석 규모의 별도 브리핑룸, 식당 등이 준비됐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경주를 찾아 현장 최종 점검에 나섰다. 각국 정상이 입국할 김해공항 항공시설을 점검하고, 엑스포공원 등 경제 전시장 5곳을 둘러봤다. 이어 정상회의장이 마련된 HICO와 IMC, 배우자 행사가 열리는 우양미술관을 시찰했다.

김 총리는 정상들이 머물 숙소(PRS)와 만찬장이 있는 라한셀렉트, 교원드림센터를 돌아보고, 저녁에는 보문단지 야간경관 개선사업이 진행되는 호반광장, 보문호반길 등으로 이동했다. 이튿날인 24일에는 HICO에서 정상회의 의전관을 격려하고 국립경주박물관을 찾는다.

경주에서는 APEC 계기 주요 정상회담도 개최될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국립경주박물관 중정에 정상 만찬장으로 쓸 신축 건물을 마련했으나 지난달 경제인 네트워크장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경북도는 한·중, 한·미, 미·중 정상회담장으로 이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PEC 준비지원단 관계자도 “정상 만찬은 이곳에서 열리지 않지만 중요한 행사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주요 양자 회담이 예상되는 29~30일에는 이곳에서 예정된 경제인 행사 일정이 없다.

김 총리는 이날 경주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중,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진행되는 것을 직간접적 보면 그런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APEC으로) 미·중 갈등 등이 전체적으로 조금 더 나아가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가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관해 다른 국가들도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총리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조선업 등에 관심을 갖고 (APEC에) 온 김에 그 관심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보자는 관심들도 있고, 여러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 국가 역량 등을 신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APEC 정상회의 주간은 27일부터 시작된다. 최종고위관리회의(CSOM)가 27~28일,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가 29~30일 열린다. 이어 정상회의는 31일~11월 1일 개최된다.

경주=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