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대학원에 떨어져서 너무 힘들어요. 여러 번 떨어지다 보니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에요. 친구들도 취업에 여러 번 실패하면서 너무 힘들다고, 심지어 죽고 싶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마음이 많이 아팠겠구나. 목사님도 예전에 가고 싶었던 회사에 여러 번 떨어져 죽고 싶었던 적이 있어서 너의 마음이 이해돼. 먼저 해 주고 싶은 이야기는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하나님께 매달리라는 거야. 다시 도전할지,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나머지는 주님께 맡기자. 이 모든 과정이 결국 너를 선하게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임을 믿었으면 좋겠다.
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팀 켈러 목사님의 설교에서 들은 내용이야. 짐과 샘이라는 두 친구가 있었는데, 둘 다 연극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노력했대. 둘 다 신앙을 찾고 있었는데, 샘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받아들였고 짐은 끝내 그분을 거부했지.
문제는 그다음이었어. 두 사람 모두 큰 작품의 주연 자리를 두고 오디션을 봤지. 둘 다 떨어졌어. 평소 자신감 넘치던 짐은 완전히 무너졌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받아들인 샘은 잠시 실망했을 뿐이었어. 샘은 이후 취직해 성공했고 연극은 취미로 이어갔대. 반면 짐은 완전히 추락했어. 분노와 좌절에 빠져 연기를 그만두고 어떤 일에도 만족하지 못한 채 계속 떠돌았어.
어찌 된 일이었을까. 처음엔 두 사람 모두 연극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려 했지. 그러나 샘은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며 궁극의 자리에 있었던 연기가 그저 좋은 것 중 하나일 뿐이었어. 그래서 실패해도 아쉬울 뿐 자신을 내던지거나 가치를 포기해야 할 일은 아니었지. 하지만 짐은 자기 자신의 자존감의 본질이 연기였기 때문에 실패는 곧 존재 자체의 붕괴로 이어졌던 거야.
네가 정체성의 가장 중요한 근원을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찾았으면 좋겠어. 예수님은 너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자신의 생명으로 너를 사셨잖니. 우리가 100만원을 주고 산 물건을 100만원짜리라 하듯, 하나님께서 너를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하기 위해 지불하신 금액은 예수님이야. 즉 너는 ‘예수님짜리’인 거지. 그 사실을 마음 깊이 생각하면서 너의 가치와 의미를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발견하길 바라. 너를 위해 기도할게.
이정규 시광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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