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장이 최근 발생한 1400억원대 왕실 보물 도난 사건과 관련해 박물관 내 경찰서 설치를 요청했다.
22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로랑스 데카르(사진) 관장은 이날 상원 현안 질의에 출석해 “내무부에 박물관 내 경찰서 설치 가능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기적 보안 강화 방안으로 “건물 인근에 차량 주차를 막는 거리 제한 장치 등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지난 19일 오전 4인조 절도범에게 왕실 보물 8점을 도난당했다. 범인들은 박물관 외벽에 사다리차를 대고 2층 아폴론 갤러리로 침입해 보석류를 훔쳤다. 스쿠터를 타고 달아난 이들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
데카르 관장은 “사건 당시 경보 시스템은 정상 작동했고 현장 직원들도 즉시 보안 프로토콜을 이행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그럼에도 도둑의 침입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했다. 이 끔찍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보안 카메라가 일부 구역에만 설치돼 있고 상당수가 노후화됐다”며 “특히 아폴론 갤러리의 경우 (외부에) 설치된 유일한 카메라가 서쪽을 향해 있어 침입이 이뤄진 발코니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유형의 공격과 수법에 맞춰 보안 체계를 전면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021년 임명한 최초의 여성 루브르 박물관장인 데카르는 사건 직후 라시다 다티 문화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장관이 반려했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이틀간 폐관했던 루브르 박물관은 정기 휴무일을 거쳐 사흘 만에 재개관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