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 약대중앙교회(이세광 목사)는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로 불린다. 교회들 사이 전도 경쟁보다 연합을 통한 지역 돌봄을 택했기 때문이다.
교회는 2014년 인근 10개 교회와 함께 ‘약대동 교회 연합’(대표 이세광 목사)을 세우고 봉사단을 발족했다. 교단은 서로 달랐지만 교회들은 지역사회와 사랑을 나누며 복음을 전한다는 취지 아래 손을 맞잡았다. 교회 연합은 도배 및 정리 수납, 방역 및 방충망 설치, 마을 장례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치며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었다. 지금까지 도움을 받은 가정이 1000여곳에 이른다.
이세광 목사는 23일 서울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개최한 ‘2025 한국교회 사회적 책임 콘퍼런스’에서 “교회를 전하지 말고 예수님을 전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역 전체가 서로 돕는 복음공동체가 됐다”며 “이웃의 필요를 함께 짊어지는 것이 복음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콘퍼런스는 ‘지역 사회를 돌보는 교회: 이웃, 환대, 돌봄’이란 주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선 곡강교회 성락성결교회 오빌교회 등 지역 돌봄 사역을 실천하는 교회들의 사례도 공유됐다.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위한 마을과 교회의 협력 방안’이란 발제에서 일본에서 시행 중인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소개했다. 센터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뿐만 아니라 주민조직, 자원봉사 활용 등을 통해 이뤄지는 의료 복지 네트워크다.
임 교수는 “초고령사회에서 돌봄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라며 “의료·복지·환경이 따로가 아닌 통합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교회가 지역 네트워크의 중간지원조직으로 기능하면 돌봄의 공백을 메우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돌봄 서비스 현황 및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의의와 한계’를 발제한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돌봄 수요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서비스 공급은 여전히 파편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돌봄의 핵심으로 ‘독립적 삶’과 ‘사람 중심’을 꼽았다. 조 명예교수는 “돌봄은 누군가 대신해 주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윤실 이사장인 지형은 성락성결교회 목사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현실 속 세상, 사회, 역사 한가운데 주소지를 두고 살아가야 한다”며 “콘퍼런스가 ‘우리 교회는 이웃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