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 앉아 있던 토끼는 힘겹게 육지에 올라 온 거북이를 보자 대뜸 달리기 시합을 하자고 한다. 물론 처음 거북이는 거절한다. 집요하고 조르고 자존심까지 건드리는 토끼에게 거북이는 호랑이와 시합하라는 둥, 토끼들끼리 하라는 둥 이리저리 약을 올리기만 한다. 드디어 달리기 시합이 성사됐다.
반전이 있는 결과는 직접 확인해 보기 바란다. 원래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는 자만하던 토끼가 낮잠을 자는 사이 꾸준히 달린 거북이가 승리하는 이야기다. 2021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상과 대한민국 그림책 대상을 수상한 작가는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를 유쾌하게 비튼다. “완벽히 공정한 대결은 없다”는 작가는 “일단 경기를 한다면 토끼가 잠들기만을 기다리며 요행을 바라는 건 승산이 없다”면서 “자신이 어떤 판 위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한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