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큼한 맛만 남은 포도알은 누구보다 까칠하다. ‘미워’라는 말을 달고 산다. 예전엔 누구보다 달콤한 포도였다.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정성껏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친구들을 초대했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날 이후 서운함은 점점 쌓여 까칠한 포도로 변해버렸다. 또 한 번의 전환점이 생겼다. 약속 시간에 늦는 바람에 친구 레몬과 크게 다퉜던 어느 날,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집으로 돌아와 우연히 옛날 초대장을 봤다. 생일 날짜가 잘못 적혀 있었다. 모든 게 자신의 실수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됐던 것이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음을 깨닫는 순간, 마음은 따뜻해지고 다시 달콤한 포도가 될 수 있었다.
작가는 “세상을 바른 눈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늘 친절하고 너그럽게 대해 보라”고 조언한다. 그럼 모든 게 달콤해질 수 있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