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제품, 1억 인구 베트남 시장 공략 박차

입력 2025-10-23 00:15
지난 16일 베트남 호찌민 시내 육아용품 전문점 쭝 토의 땀 사장이 한국산 분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16일 찾은 베트남 호찌민 시내 유아용품점 ‘쭝 토’ 내부에는 분유를 비롯해 기저귀 등 여러 유아용품이 빽빽이 진열돼 있었다. 제품 중에는 한국산 분유도 여러 종류가 눈에 띄었다.

베트남의 경우 한국과 달리 대형마트보다 유아용품 전문점에서 분유를 취급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쭝 토를 비롯해 2개 매장을 운영하는 땀 사장은 “0~1세에는 유럽산 제품을 선호하는데 1세 이후로는 한국산 분유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아이에게 한국산 분유를 먹였다는 땀 사장은 “한국산 분유는 키 크는 데 도움 된다는 인식이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MZ 세대 부모들 사이에선 수입산 분유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4월 베트남에서 가짜 분유 제조업체가 대거 적발돼 유제품 안전성 논란에 불을 붙인 점도 수입산 선호 분위기를 강화했다.

아이스크림도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는 주력 유제품이다. 빙그레 붕어싸만코는 현지에서 ‘짝퉁’ 제품이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다. 이재면 빙그레 호찌민 법인장은 “붕어싸만코의 붕어 모양이 시장에 먹혔다”고 평가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으로의 유제품 수출은 3744t으로 중국 미국 대만 필리핀에 이어 5번째로 많았다.

다만 유제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선 현지의 소득 수준을 감안해 가격 경쟁력을 더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의 가공용 원유 가격이 ℓ당 882원인데 비해 현지 업체들은 ℓ당 400원대인 저렴한 분유를 원료로 쓴다. 분유나 아이스크림 모두 현지 제품보다 가격 차가 2배 이상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소해야만 수출을 더 늘릴 수 있다는 평가다.

시장 접근법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전력 공급 불확실성으로 오랜 기간 냉동·냉장이 어려운 여건상 유통기한이 관건으로 작용한다. 이 법인장은 “바나나우유 유통기한을 12개월로 늘렸더니 지난 1~9월 누적 기준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늘었다”며 “시장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호찌민=글·사진 신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