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전 기업 밀레가 한국 법인 설립 20주년을 맞아 제품 혁신과 시장 확대, 지속 가능성의 3가지 미래 전략을 제시했다. ‘보다 더 나은 삶’이라는 기업 철학 아래 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으로 한국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고객 접근성을 높이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르쿠스 밀레(사진 왼쪽) 공동 회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밀레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아시아에서 밀레 발전을 결정짓는 핵심 시장”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 소비자의 ‘탁월한 안목’을 주목한다고 했다. 실제 밀레의 식기세척기 ‘아시안 바스켓’은 본사 개발팀이 한국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밥그릇 같은 오목한 접시를 깨끗하게 세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1899년 독일에서 설립된 밀레는 2005년 한국 법인 문을 연 이래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에 주력해 왔다. 제품 가격대는 높은 편이지만, 부품마다 최대 20년 수명 테스트를 거치는 엄격함으로 충성 고객층을 만들었다. 가전별로 본연의 성능을 극대화한 신제품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공개한 지능형 조리 시스템 ‘엠 센스(M Sense)’, 아웃도어 키친 시스템 ‘드림즈’ 등 최신 제품은 앞으로 2~3년에 걸쳐 한국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빌트인 가전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데이코’, LG전자 ‘SKS’ 등 국내 기업들의 프리미엄 브랜드와 맞서야 하는 상황을 두고서는 “환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문섭(사진 오른쪽) 밀레코리아 대표는 “더 많은 브랜드가 시장에 진출할수록 프리미엄 세그멘트 가전에 대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며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밀레도 고객에 다가갈 기회가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실적과 관련해서는 매출을 비롯한 성과가 우상향하고 있기에 장기적으로 투자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밀레코리아가 밝힌 지난해 연간 매출은 약 550억원이다. 최 대표는 “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한국 핵심 가전 시장에서 제품 개발 및 브랜드 인지도, 조직·고객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