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파기’ 위험에 속 타는 미국… 네타냐후 달래려 밴스 등 고위급 급파

입력 2025-10-22 18:55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왼쪽),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민군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가자지구 휴전이 삐걱거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휴전 합의를 파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이 파기돼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중재 성과에 금이 가는 상황을 막으려 미 행정부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미 행정부 내에서 가자지구 휴전이 단기적으로 가장 큰 위협에 놓여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 행정부가 휴전 파기를 막기 위해 J D 밴스 부통령, 트럼프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최근 이스라엘에 급파했다는 것이다.

한 당국자는 밴스 부통령의 방문에 대해 “휴전이 오래 지속돼야 한다는 의지를 명확히 전하기 위한 힘의 과시”라고 CNN에 밝혔다. 또 다른 당국자는 “일종의 비비시팅(Bibisitting)”이라고 했다. 아기를 돌본다는 뜻의 ‘베이비시팅(Babysitting)’과 네타냐후 총리 별명인 ‘비비’를 합친 표현이다.

이스라엘에 도착한 밴스는 “휴전은 매우 낙관적이지만 100% 확신을 갖고 작동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양측 갈등에 중재를 계속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9일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극단주의자의 공격으로 자국군 2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후 가자지구 남부를 약 100차례 공습했다. 10시간 뒤 공습을 중단하고 휴전 복귀를 선언했으나 긴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른 인질 시신 송환을 지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마스는 시신 28구 중 전날까지 15구를 돌려보냈다. 하마스가 최근 가자지구 내에서 반대파를 공개 처형하며 통제력을 강화하는 것도 하마스의 무장 해제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트럼프는 하마스를 향해 “휴전 합의에 위반되는 행동을 이어갈 경우 빠르고 격렬하며 잔혹한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중동과 인근 지역의 위대한 동맹국들이 분명하고 강력한 열의를 갖고 내게 알려 왔다”며 “하마스가 나쁜 짓을 계속하면 나의 요청에 따라 강력한 군대를 가자지구에 보내 ‘하마스를 바로잡을 기회’를 기꺼이 환영하겠다고 말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나는 이들 나라와 이스라엘에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마스가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희망이 아직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