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시선이 한·미 통화스와프 성사 여부에 쏠린 사이 기존 양자 통화스와프에서 약 40%를 차지했던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이 만료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외환 당국은 양국 명절 연휴가 맞물린 영향일 뿐 갱신 협상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중 통화스와프는 지난 10일이 만기여서 현재는 만료된 상태”라면서 “현재는 원활하게 (갱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란 상대국 중앙은행과의 계약을 통해 필요시 자국 통화와 상대국 통화를 맞교환하는 계약을 뜻한다.
한은은 2020년 10월 10일부터 5년간 중국 인민은행과 4000억 위안(약 80조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연장한 상태였다. 달러로 환산한 스와프 규모는 약 590억 달러로 지난달 말 한은의 양자 스와프 전체 규모(1482억 달러) 중 39.8%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한·중 양국은 사드 배치 문제로 갈등이 고조됐던 2017년 10월에도 만기까지 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전력이 있다. 당시 양국은 만기(10일)가 지난 13일에야 계약 연장 소식을 발표할 수 있었다. 올해는 그보다도 갱신이 지연돼 이미 만기로부터 2주 가까운 기간이 지난 상황이다.
그럼에도 양국 간 협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이달 초 양국이 모두 1주 이상의 긴 명절을 보내면서 협상 절차가 지연됐을 뿐 긴장이나 갈등 등은 없다고 한다. 한은 관계자는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한 한·일·중 3국 간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얘기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선을 그었다.
한편 통상 당국은 최근 중국이 한·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협력의 핵심 기업인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대한 우려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와 화상회의를 열어 중국의 제재 조치에 우려를 표하고 조속한 해제를 위해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이의재 기자, 세종=김혜지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