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버려! 뒤돌아! 엎드려!”
21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치안산업대전. 확장현실(XR) 기술로 흉기 난동자를 제압하는 경찰 모의 훈련을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XR 헤드셋을 쓰니 학교 앞에 칼을 든 남성이 나오는 3D 영상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가해자에게 공격을 당했을 때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조끼도 착용했다. 권총을 무기로 선택하고 남성에게 천천히 다가가니 “오지마, 다 죽여버릴거야”라는 음성이 들렸다. 그러자 화면에 “흉기 버려!” “흉기에서 떨어져!” 등의 제압용 문구나 “진정하세요”와 같은 설득용 문구 등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칼을 버린 가해자에게 수갑까지 채우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자 훈련이 종료됐다.
이 기술은 경찰이 살인 사건이나 흉기 난동, 가정폭력, 교통사고 등 다양한 치안 상황을 가정해 가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XR 훈련 체계’다. 기술이 적용된 훈련장은 서울경찰교육센터, 경찰인재개발원, 중앙경찰학교 3곳에 설치돼 있다. 이날 열린 제7회 국제치안산업대전은 ‘국민·현장·산업·글로벌, 모두를 위한 AI 치안’이라는 부제로 국내외 민간기업 216곳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전시 부스에는 드론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재난현장 지휘차도 여러 대 전시돼 있었다. 검정색 대형 승합차에 안테나와 카메라, 스피커, 경광등이 달려 있었다. 경찰이 집회시위 현장을 관리하거나 지진·수해 등 재난 현장에서 사용하는 차량이다. 주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을 때 차량에서 드론을 띄워 관제한다. 지휘차 개발 업체 직원은 “재난 상황에 전국에서 통신이 끊겨도 차량 안에 안테나와 배터리, 인버터(전기변환장치)가 자체 탑재돼 있기 때문에 문제 없이 관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양자회담을 한 찌어 퍼우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은 지능형 지휘차를 유심히 둘러보면서 “차량에 탑재된 기술은 무엇인가” “제작 기간은 얼마 정도 걸리나” 등 질문을 하며 관심을 보였다.
경찰은 창설 80주년을 맞이해 10년 만에 디자인을 바꾼 경찰복도 공개했다. 경찰청은 전시회에서 런웨이 형식으로 새 점퍼와 모자 등 17개 품목을 선보였다. 지역 경찰관 점포는 기존 진회색에서 ‘폴리스 네이비’로 불리는 어두운 진청색으로 바뀌었다. 임신한 경찰관을 위해 편의성과 보온성을 높인 점퍼류 2개도 추가 도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