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접목 XR 훈련·드론 현장 지휘… K치안기술 한자리

입력 2025-10-23 01:03
경찰이 22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치안산업대전 무대에서 점퍼와 모자, 외근조끼 등 17개 품목의 새 경찰복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경찰 점퍼와 모자 등은 2년 이내에 보급될 예정이다. 경찰청 제공

“흉기 버려! 뒤돌아! 엎드려!”

21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치안산업대전. 확장현실(XR) 기술로 흉기 난동자를 제압하는 경찰 모의 훈련을 체험해볼 수 있는 전시 부스가 마련돼 있었다. XR 헤드셋을 쓰니 학교 앞에 칼을 든 남성이 나오는 3D 영상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가해자에게 공격을 당했을 때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조끼도 착용했다. 권총을 무기로 선택하고 남성에게 천천히 다가가니 “오지마, 다 죽여버릴거야”라는 음성이 들렸다. 그러자 화면에 “흉기 버려!” “흉기에서 떨어져!” 등의 제압용 문구나 “진정하세요”와 같은 설득용 문구 등이 다양하게 제시됐다. 칼을 버린 가해자에게 수갑까지 채우고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자 훈련이 종료됐다.

이 기술은 경찰이 살인 사건이나 흉기 난동, 가정폭력, 교통사고 등 다양한 치안 상황을 가정해 가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XR 훈련 체계’다. 기술이 적용된 훈련장은 서울경찰교육센터, 경찰인재개발원, 중앙경찰학교 3곳에 설치돼 있다. 이날 열린 제7회 국제치안산업대전은 ‘국민·현장·산업·글로벌, 모두를 위한 AI 치안’이라는 부제로 국내외 민간기업 216곳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전시 부스에는 드론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재난현장 지휘차도 여러 대 전시돼 있었다. 검정색 대형 승합차에 안테나와 카메라, 스피커, 경광등이 달려 있었다. 경찰이 집회시위 현장을 관리하거나 지진·수해 등 재난 현장에서 사용하는 차량이다. 주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을 때 차량에서 드론을 띄워 관제한다. 지휘차 개발 업체 직원은 “재난 상황에 전국에서 통신이 끊겨도 차량 안에 안테나와 배터리, 인버터(전기변환장치)가 자체 탑재돼 있기 때문에 문제 없이 관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양자회담을 한 찌어 퍼우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은 지능형 지휘차를 유심히 둘러보면서 “차량에 탑재된 기술은 무엇인가” “제작 기간은 얼마 정도 걸리나” 등 질문을 하며 관심을 보였다.

경찰은 창설 80주년을 맞이해 10년 만에 디자인을 바꾼 경찰복도 공개했다. 경찰청은 전시회에서 런웨이 형식으로 새 점퍼와 모자 등 17개 품목을 선보였다. 지역 경찰관 점포는 기존 진회색에서 ‘폴리스 네이비’로 불리는 어두운 진청색으로 바뀌었다. 임신한 경찰관을 위해 편의성과 보온성을 높인 점퍼류 2개도 추가 도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