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함께 극저온 해양환경을 견디는 차세대 원유 이송 파이프라인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선다. 원유 파이프라인에 열선(히팅 케이블)을 넣어 저온에서도 원유가 응고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향후 심해 유전 개발의 새로운 표준이 될 전망이다.
LS전선은 노르웨이의 딥오션·에퀴노르·아커BP,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 등과 ‘전기 가열식 해저 파이프라인(FlowHeat)’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고 22일 밝혔다.
해저 송유관은 10도 이하의 저온 환경 때문에 원유가 응고되기 쉽고, 이로 인해 이송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존에는 송유관 온도를 높이기 위해 파이프라인 외부에 발열 소재를 덧대거나 송유관 자체에 전기를 흘려보내는 방식 등을 활용했다.
이번에 개발되는 기술은 파이프라인 내부에 열선을 넣어 송유관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케이블 삽입식은 설치 공정이 단순하고 효율이 높아 비용을 약 35% 절감하고 탄소 배출은 30% 줄일 수 있다. 최대 수심 3000m, 길이 30㎞ 구간까지 설치할 수 있으며 소형 무인잠수정(ROV)을 활용한 설치도 가능하다.
LS전선은 이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히팅 케이블을 개발해 2028년부터 단독으로 양산·공급할 계획이다. 해양 엔지니어링 기업 딥오션이 총괄을 맡고, 에퀴노르·아커BP·토탈에너지스가 실증 파트너로 참여해 북해 등 심해 유전 현장에서 기술 검증을 진행한다. LS전선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LS전선의 장거리 케이블 기술력과 글로벌 공급망 역량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라며 “전력·통신 중심의 사업을 가스·오일 분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