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이 함께 2조50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할 예정인 국가AI컴퓨팅센터가 전남에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그간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에 올인해 온 광주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마감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신청 접수 결과 삼성SDS 컨소시엄(네이버클라우드·KT·카카오)은 국가AI컴퓨팅센터 후보지로 전남을 최종 선택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21일 오후 5시40분쯤 삼성SDS 측으로부터 ‘국가AI컴퓨팅센터 공모에 전남도를 컨소시엄 파트너로 선정해서 신청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과기부와 삼성SDS 컨소시엄은 구체적인 지역을 밝히진 않았으나, 후보지는 전남 해남에 위치한 기업도시 ‘솔라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솔라시도에는 글로벌 AI 기업 오픈AI와 SK가 추진하는 데이터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전남은 오픈AI-SK 데이터센터 등 민간 데이터센터를 유치한데 이어 국가 주도의 국가AI컴퓨팅센터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한껏 고무된 상태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하늘이 놀라고, 땅이 놀라는 일이 해남에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완도·진도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지로 해남 솔라시도로 결정됐다. 해남 만세”라고 밝혔다.
반면,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를 자신해온 광주시는 충격에 휩싸였다. 전날 밤 긴급 소집된 ‘광주미래산업 비상회의’는 시종일관 침울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시의회, 5개 구청장, 기업, 시민사회, 종교 등 지역사회 대표 인사 80여명이 참여해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 배제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사실상 기업 손에 맡겨진 사업 공모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와 정부의 정확한 입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등의 볼멘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강 시장은 22일 비상회의 명의의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설립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들고 국회를 찾아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게 전달했다.
광주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일부 시민들은 “광주시가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설립이 대통령 공약사업이라는 것만 믿고 안일했다”거나, “실익 없는 서명운동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 입지 확정까지는 11월 기술·정책 평가(1단계), 12월 금융심사(2단계)를 거쳐 특수목적법인(SPC) 민간 참여자를 선정하는 절차가 남았다. 2028년 서비스 개시가 목표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