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희토류 기업 지분인수 검토”… ‘미·일·호 동맹’ 손 잡을지도 주목

입력 2025-10-22 18:39 수정 2025-10-22 22:52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 방문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캡처

정부가 해외 희토류 채굴 기업의 지분 인수를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인한 국내 산업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세적으로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미·일이 호주 현지에서 합작하는 ‘희토류 동맹’에 정부가 참여할지도 주목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2일 “미국과 일본은 광산 운용 기업 지분 인수, 희토류·희귀금속 대체 개발 등으로 (중국 통제에 맞선) 대응을 확장하고 있다”며 “우리도 기업 지분 인수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희토류 채굴 관련 대체 기술 연구·개발(R&D) 확대를 이미 추진 중이다. 관련 기업 지분 인수까지 성공하면 중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난항을 겪는 희토류 공급망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희토류는 컴퓨터 칩, 반도체, 방위산업 등 첨단 산업 분야에 원자재로 폭넓게 사용되는 광물이다. 2024년 기준 중국이 채굴량 약 70%, 가공량 약 90%를 장악하고 있다. 미·중 무역 갈등 상황에서 희토류 공급 안정화를 위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해외 희토류 기업 투자와 지분 확보에 적극 나선 상태다. 미 국방부는 지난 7월 캘리포니아주 희토류 관련 기업인 MP머터리얼스에 4억 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15%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미 에너지부는 캐나다 광산 업체 리튬아메리카스 등의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일본은 나미비아 등 아프리카 국가의 희토류 광산에 손을 뻗고 있다. 프랑스 희토류 정제 시설에도 약 1억 유로를 투자했다.

미국과 일본은 세계 4위 희토류 생산국인 호주와 함께 ‘희토류 동맹’을 맺기도 했다. 향후 3국이 함께 참여하는 희토류 프로젝트도 호주에서 진행된다. 이에 우리 정부가 호주 희토류 광산의 지분 인수를 통해 미·일·호 희토류 동맹에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공급망 다변화는 희토류 대책의 한 요소가 될 것이며, 호주도 협력 후보국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15일 “(희토류) 수입선을 다변화한다든지 안정적 공급처를 여러 군데 만드는 식으로 헤징(위험 회피)하려 하고 있다. 비슷한 처지인 나라와 협력하기 위해 한·미·일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관계 부처·기관이 참여하는 희토류 공급망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연내 종합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