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日 첫 여성 총리로 선출… ‘강경 보수’ 한·일관계 파장 주목

입력 2025-10-21 18:54 수정 2025-10-21 23:52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가 21일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총리로 선출된 뒤 아소 다로,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윗줄 왼쪽부터) 전 총리 등의 박수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 여성 총리가 나온 것은 내각제 도입 이후 140년 만에 처음이다. AFP연합뉴스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64) 총재가 제104대 총리로 선출됐다. 일본이 1885년 내각제를 도입해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총리를 맡은 이후 140년 만에 탄생한 첫 여성 총리다.

다카이치 총재는 21일 임시국회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실시된 총리 지명 선거에서 전체 465표 중 237표(과반 233표)를 얻어 당선됐다. 자민당(196명)과 제2야당 일본유신회(35명),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그에게 투표한 결과다. 지난 10일 ‘중도 보수’ 공명당과의 연립정부가 26년 만에 붕괴된 자민당은 ‘강경 보수’ 유신회와 새로운 연정을 구성키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나루히토 일왕으로부터 내각총리대신 임명장을 받은 뒤 새 내각을 출범시켰다. 방위상에 고이즈미 신지로 전 농림수산상, 외무상에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 관방장관에 기히라 미노루 전 방위상, 총무상에 하야시 요시마사 전 관방장관 등을 발탁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993년 국회에 처음 입성한 10선 의원이며 강경 보수파로 분류된다. 아베 신조 1기 내각이 출범했던 2006년 내각부 특명담당상을 맡은 뒤 경제안보담당상과 총무상 등을 지냈다.

과거사와 한국 관련 인식이 온건했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이 물러나고 보수색이 짙은 다카이치 내각이 출범하면서 한·일 관계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의원 시절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꾸준히 참배했고 일제의 식민 지배 책임을 축소하는 발언을 해 왔다. 다만 지난 4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뒤에는 집권 후 외교 일정을 의식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오는 27일 일본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다카이치 총리와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경주로 향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페이스북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을 축하한다”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직접 뵙고 건설적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김철오 이동환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