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서 나온 자폭드론이 타격’… AI 탑재 미래 전장기술 한자리

입력 2025-10-22 00:33 수정 2025-10-22 00:33
한화 제공
‘인공지능(AI)이 탑재된 미래 전장.’

전 세계 35개국 600여개 업체가 참여해 오는 24일까지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의 핵심 키워드는 AI다. K-방산의 주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현대로템은 AI 기반의 무인 무기 시스템과 유무인 복합운용 체계(MUM-T) 등 미래 전장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조종사가 탑승한 전투기가 AI가 탑재된 여러 대의 무인기를 지휘하며 공격 임무를 수행하는 식의 MUM-T는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ADEX에선 방위산업이 항공우주와 미래 모빌리티로 확장해 가는 흐름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화그룹 방산 3사는 ‘내일을 위한 AI 디펜스’라는 슬로건 아래 통합 전시관을 꾸렸다. 다연장로켓 천무의 진화형 모델인 ‘천무 3.0’은 로켓에 AI 기반의 자폭 드론을 탑재해 표적 탐지식별 공격 능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로켓이 발사돼 적진을 향해 날아가다가 탄두가 분리되면 그 안에 실린 자폭 드론이 비행하며 목표물을 식별해 공격을 가하는 방식이다. 한화는 실물 모형을 처음 공개한 천무 3.0을 2030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또 K9 자주포가 세계 최초의 유무인 복합 자주포인 K9A3를 거쳐 완전 무인화로 발전해 가는 로드맵도 공개했다.

지난 2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를 찾은 관람객들이 K-2 전차 등 첨단 무기들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회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
KAI는 미래 전장 환경으로 꾸민 전시관에서 다목적 무인기(AAP) 실물을 처음 공개했다. 이 무인기는 KF-21 등 유인 전투기와 함께 편대를 이뤄 임무를 수행하는 MUM-T의 핵심 전력이다. 무인기 스스로 전장 상황을 판단하고 경로를 조정하며 유인기의 명령에 따라 자율 임무를 수행하도록 AI가 탑재된다.

LIG넥스원도 AI 기반 유무인 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감시정찰 자산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지휘관에게 제공하는 AI 기반 지능형 통합 지휘통제체계다. 장거리공대지유도탄, 공대공유도탄 모형과 초고해상도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 등도 전시됐다. LIG넥스원은 자체 개발 중인 차세대 무인 차량 모델 ‘지-스워드(G-Sword)’도 선보였다. 미래 지상전에서의 AI 기반 무인화 솔루션을 대표하는 핵심 품목이다.

현대로템은 지상 플랫폼을 넘어 항공우주까지 아우르는 AI 모빌리티 비전을 제시했다. 군용 다족보행 로봇과 다목적 무인 차량 등 AI 기반의 무인 지상 체계가 주를 이뤘다. 현대위아와 함께 메탄 엔진, 덕티드 램제트 엔진 등 항공우주 분야의 핵심 엔진 기술도 공개하며 우주 사업 진출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행사를 주관한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는 올해 330억 달러(47조원) 규모 수주를 목표로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2년 전 ADEX 때만 해도 초기 단계였던 AI 및 무인화 플랫폼이 올해에는 미래 전장의 핵심 기술로 전면에 등장했다”며 “AI가 핵심 무기 체계에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