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의 지난달 대미 희토류 영구자석 수출량이 전월 대비 29%가량 줄었다. 전기차와 방위산업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 영구자석을 무기로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로이터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세관에서 집계한 결과 희토류 영구자석의 지난 9월 대미 수출량은 420.5t으로 8월보다 28.7%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29.5% 감소한 것으로 8월(11.9%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줄었다.
중국이 지난 9일부터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를 확대했기 때문에 대미 수출은 향후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희토류 영구자석은 전기차, 풍력발전기, 엘리베이터, 드론, 스마트폰, 에어컨 등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지난 4월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실시한 중국은 6월 미국과 관세전쟁 휴전 합의에 따라 규제를 완화했지만 다시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가공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은 대외 무역 협상에서 희토류를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담당 이사인 왕단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강력한 도구”라며 “생산 차질뿐만 아니라 핵심 산업용 자재에 대한 접근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 심화를 부추길 것”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선임 분석가 리침도 “희토류 영구자석 수출의 급격한 변동은 중국이 글로벌 무역 협상에서 ‘핵심 카드’를 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