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어떻게 움직일까… “8억 이하 아파트·오피스텔 실수요 몰릴 것”

입력 2025-10-22 00:02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10·15 대책 이후 오피스텔이나 8억원 이하 아파트가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피스텔은 비주택이어서 6·27 대출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난 데다 가격이 치솟은 아파트의 대체재로 주목받으며 올해 들어 거래가 늘고 있었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에 지난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를 비롯한 ‘3중 규제’가 적용됐다. 아파트 거래절벽이 예상되는 가운데 오피스텔 수요가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텔은 6억원 대출 한도가 적용되지 않는 데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70%다. 토허제 대상도 아니다. 이 때문에 실거주 수요뿐 아니라 투자 수요도 오피스텔에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9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량은 9089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9월 거래 신고 기한이 남아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899건)보다 15.1% 증가한 수치다. 2023년 같은 기간(6296건)과 비교하면 44.4% 늘었다.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오피스텔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지수는 올 3분기 0.11% 오르며 보합에서 상승으로 전환했다. 부동산원은 “아파트를 대체하는 중대형 규모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서울에서는 8억원 이하 아파트에 실수요자가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의 서민·실수요자 대출은 LTV 60%가 적용된다. 단 부부합산 연소득 9000만원 이하의 무주택자이고 매수하려는 주택가격이 8억원 이하여야 한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에서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쪽은 8억원 이하 집이 많아서 신혼부부나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조금씩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우려할 정도의 풍선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이 많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실수요자는 노도강, 금관구 지역 재건축 대상 아파트나 경기도 비규제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도 “다른 지역보다 거래량이 많은 정도일 뿐 시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오피스텔은 전세사기 여파가 남아 있어 아파트의 완전한 대체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반사이익을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