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손잡은 G마켓, 이커머스 1위·글로벌 확장 승부수

입력 2025-10-22 00:21
제임스 장 G마켓 대표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G마켓 미디어데이’ 행사장에서 전략 방향과 미래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G마켓 제공

G마켓이 7000억원을 투입해 ‘오픈마켓 1위’ 탈환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를 모색한다. 셀러 지원을 위해 연간 5000억원, 마케팅과 인공지능(AI) 활용에 각각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AI 노하우를 활용해 쇼핑 경험 고도화에도 나선다.

G마켓은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계획을 공개했다.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신임 대표는 미디어데이에서 “2026년을 오픈마켓 선도 혁신기업으로의 부활 원년으로 삼고, 5년 안에 거래액을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G마켓의 새 비전으로 ‘글로벌-로컬 마켓’을 제시했다. 국내 셀러 중심 생태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전략이다. G마켓은 셀러 확보와 충성도 제고를 위해 대형 프로모션 비용 전액을 지원하고 쿠폰 수수료를 폐지하기로 했다. 신규 셀러에게는 ‘제로 수수료’ 정책과 전문 인력 컨설팅을 제공한다. G마켓은 지난 20일 셀러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오프라인 컨퍼런스를 열어 연간 5000억원이 투입되는 구체적인 판매 지원책과 변경되는 판매 정책을 설명했다.

글로벌 전략도 본격화한다. 지난 6월 알리바바 글로벌셀링 사업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G마켓은 신세계그룹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글로벌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미 알리바바그룹 산하 동남아 플랫폼 ‘라자다’를 통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5개국에 K뷰티와 K패션 상품 2000만개를 입점시켜 판매 중이다. 향후 스페인·포르투갈 등 남유럽과 북미, 중남미, 중동 등 200여개국으로 수출 판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자 대상 마케팅에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빅스마일데이, 설·추석 시즌 세일 등 4대 프로모션을 국내 최대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신규 브랜드도 적극 유치한다. 이마트와의 협력을 통한 신선 장보기, 온·오프라인 결합(O2O) 기반 퀵배송 서비스도 내년 상반기 론칭한다.

기술 투자는 이커머스 경쟁력의 또 다른 핵심으로 꼽힌다. G마켓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 분야에 매년 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알리바바가 축적한 AI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 행동 패턴을 실시간 분석하는 딥러닝 기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이미지와 감각 정보를 함께 인식하는 멀티모달 검색을 도입해 사용자의 쇼핑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구상이다.

G마켓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출범과 관련해 고객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고객 정보는 국내 서버에만 저장되며, 개인 식별 데이터는 AI 학습에 사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올해 안에 플랫폼 체력을 회복하고, 내년부터는 셀러와 소비자가 신뢰하는 대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