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됐다가 최근 송환된 피의자 64명 중 59명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대학생 박모(22)씨의 유해는 74일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유족 품에 안겼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구속영장이 청구된 송환 피의자 58명에 대해 전원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보이스피싱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된 충남경찰청, 경기북부청에서 각각 45명, 11명이 줄줄이 구속됐다. 대전청, 경기 김포경찰서에서도 수사 중인 피의자가 1명씩 구속됐다. 다른 범죄로 미리 구속영장이 발부돼 집행된 1명을 포함하면 송환 피의자 가운데 총 59명이 구속됐다.
앞서 검찰은 송환 피의자 64명 중 58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나머지 5명은 석방됐다. 5명 중 1명은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반려했고, 4명은 범행 가담 정도가 낮아 경찰에서 석방됐다.
피의자들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주식 리딩방, 노쇼 등 각종 사기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일부 피의자는 “현지에서 돈을 빌렸다가 강제로 범죄단지에 끌려갔다” “전기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면서 피해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경찰과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형사소송법상 경찰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 구속 기간은 최대 10일이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구체적인 범행 내용과 기간, 가담 정도, 입국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7~9월 캄보디아 당국으로부터 구금된 피의자 명단을 통보받은 이후 피해자 조사는 상당 부분 진행한 상태다.
전날 한국과 캄보디아 당국의 공동 부검 이후 화장됐던 박씨의 유해는 이날 오전 국내로 송환됐다. 현지에서 공동 부검에 참여한 경찰청 관계자가 인천공항에서 박씨 수사를 담당하는 경북청 형사기동대장에게 유골함을 인계했고, 같은 날 유족에게 유해가 전달됐다. 박씨는 지난 8월 8일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에는 고문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