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방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니콜라 사르코지(69·사진) 전 프랑스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수감됐다. 프랑스에서 전직 대통령이 옥살이하는 것은 대통령 직선제가 시작된 제5공화국(1958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감옥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이날 파리 상태 교도소 독방에 수감됐다. 그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측근들이 대선 자금 조달을 위해 리비아 당국에 접근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로 지난달 25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파리 형사법원은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으로부터 불법 대선 자금을 받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리비아에서 불법 자금이 흘러들어온 사실은 인정되지만 해당 자금이 대선에 쓰였다는 증거는 불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사르코지는 판결 직후 “사법 신뢰 훼손”이라고 반발했다.
사르코지는 수감 전 프랑스 주간지 라트리뷴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교도소 문 앞에서도 고개를 높이들 것”이라며 “어떤 특권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수감 중 불평을 하거나 동정을 구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감 기간 책을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7일 사르코지를 엘리제궁에 비밀리에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사르코지 수감과 관련해 공개적인 언급을 피해 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