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예수님을 믿고 처음 새벽예배에 참석한 날, 기도하는 중에 믿기 전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의자에 앉아서 기도하다가 어느새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감사 고백을 드릴 수밖에 없었다. 잊고 싶었던 과거를 이미 용서하시고 오히려 그 일들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신다는 확신을 주셨다.
말씀대로 살아보려 애썼지만 내 인생은 그리 평탄하지 않았다. 결혼 후 아이가 생기지 않아 시험관 시술도 해보고 약도 먹고 열심히 운동도 해봤지만 돈과 시간만 날리고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6년째 되던 해 남편과 작정 기도를 결단하고 매일 새벽과 저녁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한 달 만에 자연임신의 기적을 경험하며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예쁜 아들을 품에 안게 됐다. ‘이제부터 더 많은 자녀를 주시겠지’라는 기대 속에 기다렸지만, 40세라는 젊은 나이에 조기 폐경이라는 뜻밖의 현실을 마주했다.
남편과 나는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때가 되면 조금씩 빵을 만들어 보육원에 전달하곤 했다. 남편이 어린 시절 보육원에서 자랐기에 낯설지 않은 일이었다. 그날도 남편과 함께 옛 추억을 나누며 웃고 울다가 ‘맞다, 이거였구나’하는 깨달음이 찾아왔다. 말씀과 기도로 뜻을 구하던 중 하나님께서 ‘맛있는 빵을 배부르게 먹게 하라’는 사명을 주셨다. 그때부터 매달 경기도 지역의 보육원에 빵과 우유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들은 지인은 물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분들까지 돕고 싶다며 후원해주셨다. 보육원 한 곳엔 20명에서 많게는 60명까지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데 다녀올 때마다 우리 가정에 그만큼의 자녀가 생긴 것 같은 기쁨이 밀려왔다.
어느 날 ‘육의 양식뿐 아니라 영의 양식도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아이들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주고 싶었다. 음악의 ‘음’도 모르는 사람이라 그저 속으로만 품고 있다가 친한 동생과 이 마음을 나누게 됐다. 발이 넓은 그를 통해 여러 아티스트들로부터 함께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게 됐다. 지난해 봄날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음악을 나눈 순간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보육원에 빵과 음악을 함께 전하는 ‘브레드 음악대’가 탄생한 날이었다. 올 4월에도 개최했고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님께선 내게 점점 더 큰 소망을 부어 주고 계신다. 보육원을 퇴소한 자립준비청년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편히 쉴 거처를 마련해주며, 맛보지 못한 엄마의 밥상을 차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하나님 뜻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이루어주실 것을 믿는다.
<약력> △래미안제빵소 대표 △CBS ‘새롭게 하소서’ 등 출연 △총신대 사이버대 신학과 재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