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억 아파트 보유한 국토차관 “집값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

입력 2025-10-21 00:11

이상경(사진) 국토교통부 1차관이 한 유튜브 채널에서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 차관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 TV’에 출연해 서울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규제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주택 가격이 낮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서 오래 저축했던 자금과 대출을 일으켜 집을 사려고 했던 실수요자들이 있는데 이들 입장에서 타격이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양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그러면서 “지금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정부가 정책을 통해 집값이 안정되면(가격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말했다. 또 “소득이 오르고 오른 소득이 쌓인 이후 향후에 집을 사면 된다. 어차피 기회는 돌아오게 돼 있다.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 없지 않나”라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비판과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과거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만 믿었다가 구입 시기를 놓친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를 헤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차관의 자산 규모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내로남불’ 지적도 나온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현황을 보면 이 차관은 56억629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그의 배우자는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33억5000만원)을 소유하고 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최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유세·거래세 개편 시사 발언에 대해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강영규 기재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유세 강화는) 부총리의 입장이 아니라는 걸 명확히 밝힌다”며 “(세제개편안은)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