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詩로 쓰는 성경 인물] <62> 아모스

입력 2025-10-21 03:07

드고아의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가
뽕나무 아래서 잠들다 깨어나
무거운 돌을 등에 지고 걸어가는 자는 누구인가
왜 그는
북왕국 이스라엘의 태평성대의 도성에
불이 붙은 유리병을 던졌나
의인을 학대하며 뇌물을 받고
성문에서 가난한 자를 억울하게 하는 자들에게는
두려운 적이 되고
학대받는 고아와 과부, 가난한 이들에게는
다정한 벗이 돼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했던
드고아에서 온 불의 사자
그의 시가 꽃이 되어 필 때마다
벧엘의 하늘은 푸르렀으리라.

소강석 시인, 새에덴교회 목사

아모스는 북이스라엘 왕국의 멸망을 정확하게 예언한 '멸망의 예언자'로 불리는 선지자다. 이스라엘 왕 여로보암 2세와 유다 왕 웃시야의 재위 기간에 활동했다. 직업이 목자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하나님이 메뚜기떼와 불같은 재앙으로 히브리 민족을 멸망시키는 충격적인 환상을 보고 당대 사회에 대해 강력한 비판으로 설교했다.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그로선 회피할 수 없는 길이요 고난의 사명이었다. 다만 예상외로 아모스서의 끝부분이 이스라엘 회복의 약속에 이르고 있는데, 전체적인 흐름과 맞지 않아서 후대에 첨가된 것이란 시각도 있다. 후대의 시인은 아모스가 북이스라엘 백성의 선악에 따라 '두려운 적'이자 '다정한 벗'이 된다는 결정적인 문면(文面)을 내놓는다. 이 힘겨운 선지자의 행장(行狀)에 시인이 공여한 상찬(賞讚)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그의 시가 꽃이 되어 필 때마다 벧엘의 하늘은 푸르렀으리라."

-해설: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