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쳐 아이스링크장은 평일임에도 웹툰 전시를 관람하려는 팬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가담항설’ ‘김애용씨의 하루’ ‘이발소 밑 게임가게’ 등 인기 웹툰 캐릭터들이 숏폼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살아 움직였다. 관람객 김모(22)씨는 “이제는 웹툰이 단순 그림을 넘어 드라마, 영화, 숏폼 등 다양한 영상으로 제작되면서 보는 재미가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2025 월드 웹툰 페스티벌’의 막이 올랐다. 이 전시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웹툰 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다. 웹툰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K-웹툰의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게 목표다. 오는 22일까지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웹툰 기획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26일까지 롯데월드몰에서 팝업스토어가 운영된다.
이번 기획 전시는 웹툰의 시초부터 미래까지 그간의 성장 과정을 여섯 단계로 담아냈다. 이미지를 넘어 영화·드라마·게임 등으로 지식재산권(IP)을 확장한 것이 K-웹툰 생태계 확장의 주된 동력으로 꼽혔다.
웹툰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으로는 ‘숏폼’ 콘텐츠가 지목됐다. 네이버웹툰은 ‘컷츠’ 부스를 마련해 기존 인기 웹툰을 숏폼으로 제작한 영상들을 상영했다. 컷츠는 네이버웹툰이 지난달 1일 정식 출시한 숏애니 사용자제작콘텐츠(UGC) 서비스다. 네이버웹툰 이용자라면 누구나 웹툰을 기반으로 2분 이내의 숏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다.
김현우 네이버웹툰 컷츠 콘텐츠 리드는 “서비스 출시 한 달 만에 신규 크리에이터 1000명을 돌파했다”며 “스토리 형식으로 연재가 가능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창작자·이용자 모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100만 조회 수를 돌파한 콘텐츠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숏폼은 이용자 몰입도와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된다. 웹툰의 경우 ‘숏애니화’가 작품 홍보 및 IP 확장에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네이버웹툰은 다음 달부터 3개월 간 ‘컷츠 펀드쉐어’ 보상책도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컷츠 상위 조회 수를 기록한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매월 총 1억원 규모의 창작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등 창작자 수익 모델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리드는 “실험적 시도가 용이한 숏애니의 강점을 토대로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하고 웹툰·애니메이션 생태계의 동반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