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당국에 사기 혐의로 구금됐다가 최근 송환된 피의자 64명 중 58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나머지 5명은 석방됐고, 1명에게는 앞서 다른 범죄로 발부된 구속영장이 집행됐다. 경찰은 이들이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서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주식 리딩방, 노쇼 등 각종 사기 범행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석방된 5명 중 1명은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반려했다. 주식 리딩방 사기 일당에 자신의 통장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출국 경위와 감금 이후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현지 경찰에 신고한 사정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일부는 송환 후 경찰 조사에서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송환 피의자를 대상으로 마약 간이 시약 검사를 한 결과 전원 음성 반응이 나왔고, 현재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에 송환된 피의자들은 지난 7~9월 캄보디아 당국이 현지 피싱 콜센터를 대상으로 벌인 단속에서 잡혔다. 이후 경찰은 충남청과 경기북부청을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해 국내에 있는 피해자 조사 등 혐의 입증을 위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충남청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한 인원은 45명으로, 이날 대전지법 홍성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경기북부청은 지난 3~4월 로맨스 스캠 사기를 벌인 1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 중 10명이 21일 의정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이날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에서 먼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피의자 1명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대전청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피의자 1명도 이날 대전지법에서 사기방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범죄 사실 뿐 아니라 인력 공급 및 알선 조직, 현지 납치·감금 피해 현황 등 캄보디아 스캠 단지에 대한 의혹 전반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