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대통령에 ‘중도’ 파스… 20년 좌파 집권 종식

입력 2025-10-20 18:46
볼리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로드리고 파스 기독민주당 후보가 19일(현지시간) 라파스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볼리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 성향 기독민주당 소속 로드리고 파스(58) 후보가 당선됐다. 볼리비아의 극심한 경제난 속에 좌파 정부가 20년 만에 중도 정부로 교체됐다.

볼리비아 최고선거재판소는 19일(현지시간) 결선투표에서 파스 후보가 52.2%, 우파 성향 자유민주당 호르헤 키로가 후보가 47.8%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키로가는 “파스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파스는 승리를 선언하며 “볼리비아는 변화와 쇄신의 바람을 마시며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부 타리하 시장을 지낸 파스는 현 상원의원이다. 서방 언론은 그를 중도파나 중도 우파로 분류한다.

지난 8월 1차 투표에서 이미 사회주의 정권의 퇴진이 결정됐다. 1차 투표에서 집권 사회주의운동당 에두아르도 델 카스티요 후보가 득표율 6위로 탈락했다. 1차에서 32.06%를 득표한 파스와 26.70%를 얻은 키로가가 결선 맞대결을 펼쳤다. 파스는 1차 투표 전 여론조사에선 3~4위권에 머물렀는데, 경찰 부패 폭로로 인기를 끈 전직 경찰 수장 에드만 라라 부통령 후보와 함께 막판 돌풍을 일으켰다.

볼리비아는 2005년 사회주의운동당의 에보 모랄레스가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에 당선된 뒤 좌파 정부가 20년간 집권했다. 좌파 정권은 천연가스를 국유화해 수출하고 복지를 확대하는 정책을 폈다. 빈곤율을 낮추는 성과도 거뒀지만 천연가스 생산량 감소 등으로 경제위기를 맞았다. 물가 급등, 달러화·연료 부족으로 민심이 등을 돌렸고 결국 정권교체로 이어졌다.

파스는 다음 달 취임 후 미국과 연대를 강화해 연료 부족 문제 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