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를 최약체라 했나”… KT, 전승으로 8강 선착

입력 2025-10-22 00:12
KT 롤스터가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스마트 e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5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 경기에서 중국 TOP e스포츠를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승리를 확정한 직후 함께 기뻐하고 있는 KT ‘퍼펙트’ 이승민(왼쪽)과 ‘커즈’ 문우찬. 라이엇 게임즈 제공

언더도그로 평가되는 KT 롤스터가 2025 LoL 월드 챔피언십에 진출한 한국팀 중 가장 먼저 8강에 올랐다.

KT 롤스터는 지난 15일(한국시간)부터 19일까지 중국 베이징 스마트 e스포츠 센터에서 진행된 2025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3연승을 기록, 8강에 올랐다.

스위스 스테이지는 체스 대회에서 주로 쓰이는 대진 방식이다. 같은 승패의 팀끼리 연속해서 대결을 이어나가면서 상위 라운드 진출자와 탈락자를 가린다. LoL 월드 챔피언십에선 3승을 쌓으면 진출, 3패가 누적되면 탈락이다.

올해 LoL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한 국내 4개 팀은 KT, 젠지, 한화생명e스포츠 그리고 T1이다. 이 중에서 가장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KT가 예상을 뒤엎고 가장 먼저 3승을 찍었다. 15일 유럽의 모비스타 코이를, 16일 동남아의 팀 시크릿 웨일즈를 꺾고 2승 0패 그룹에 도달한 뒤 17일 중국의 강호 TOP e스포츠까지 잡아내면서 3승째를 달성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KT 고동빈 감독은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올해 KT는 어떤 팀과 붙어도 무조건 이긴다고 확신할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하진 않았다. 그래서 조금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얘기를 나눈다. 선수단과 코치진이 간절함으로 함께 빚어낸 3승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출국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8강·준결승·결승 진출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 매 경기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리그에서 보여줬듯 KT가 가진 최상의 퍼포먼스를 낸다면 그 어떤 팀이든 꺾을 수 있다”고 말했다.

KT는 주전 선수 5인 중 2인이 첫 국제대회 참가여서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도 따랐다. 실제로 첫 경기였던 모비스타전에선 불안하게 출발했다가 간신히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고 감독은 이 첫 승이 당락을 갈랐다고 말했다. 그는 “월드 챔피언십은 신인급 선수들이 긴장하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서 승리를 거두는 것 자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만약 첫 경기에서 졌다면 우리 역시 현재까지도 힘든 상황에 놓여있을 것이다.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결국 첫 승을 거뒀기 때문에 이후 피드백 과정도 원활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8강 대비에 들어간 KT와 달리 나머지 한국팀들은 22일부터 다시 스위스 스테이지에 돌입한다. 젠지와 한화생명은 1승만 더 거두면 스위스 스테이지를 졸업할 수 있다. 한화생명은 이날 동남아의 다크호스 CTBC 플라잉 오이스터와 대결한다. 젠지는 23일 TOP e스포츠와 붙는다. 1승2패를 기록 중인 T1은 24일 북미팀인 100 씨브스와 붙는다. 전년도 대회 챔피언이기도 한 T1은 지난 18일 젠지와의 1승 1패 외나무다리 대결에서 져 1승 2패 조로 내려갔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