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트 메이크업’, 기술 아닌 태도로 아름다움을 말하다

입력 2025-10-21 01:34

쿠팡플레이 예능 ‘저스트 메이크업’(사진)이 공개 2주 차 만에 시청량이 첫 주 대비 748% 증가하며 쿠팡플레이 내 인기작 1위에 올랐다. 대중에게 익숙한 서바이벌 포맷이지만, K뷰티를 대표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한자리에서 겨루는 경쟁 모습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60명, 청담동 샵 원장부터 해외 유명 아티스트, 뷰티 크리에이터 등 배경은 다양하다. 초반 1~3화에선 각자의 개성과 스타일을 선보였다면 4화부터는 동일 주제를 두고 1대1로 맞붙는 데스매치가 펼쳐진다.

경력만으로 승패가 갈리지 않음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뷰티 크리에이터 숏폼대마왕(시네)은 ‘바비’를 주제로 한 미션에서 전문 아티스트 예술의전당(박선미)과 맞붙었다. 그는 ‘꾸미기 전의 인간 바비’를 표현하며 불완전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담았고, 2대2 동점을 기록했다.

4명의 심사위원은 ‘얼굴을 예쁘게 꾸민 기술’보다 얼굴의 구조, 개성, 피부톤을 얼마나 조화롭게 살려내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5화 ‘내추럴 메이크업’에서 본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낸 손테일(손주희)은 기술적 완벽함을 추구한 뉴욕마스터(박성희)를 제치고 승리했다. 심사위원 정샘물은 “손테일의 메이크업엔 진심이 담겨 있다”며 ‘아름다움은 얼굴 안에 담긴 감정과 개성을 얼마나 섬세하게 읽어내는가에 달려 있다’는 취지의 멘트를 내놓는다. 이를 통해 메이크업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프로그램의 핵심 메시지가 드러난다.

앞서 MC 이효리는 제작발표회에서 “메이크업 안에는 감정과 철학, 한 사람 인생의 희로애락까지 담겨 있다”며 “대중이 ‘화려하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진짜 이야기를 함께 보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청자들도 이 같은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호응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60분 동안 메이크업을 받아야 하는 모델의 지루함을 먼저 생각한 사람과 모델과 눈도 마주치지 않은 사람. 그 태도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시청 후기가 3만3000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