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거론된 한은과 미 재무부 간 통화 스와프 방안에 대해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 재무부와의 통화 스와프를 검토한 적이 있느냐”는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통화 스와프는 단기 유동성이 목적이고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단기적인 유동성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 통화 스와프 체결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마련에 대한 ‘정답’은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통화 스와프는 중앙은행 간 체결이 일반적이다. 다만 최근 한·미 협상 과정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거치지 않고 미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ESF)을 활용해 이를 체결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재무부는 이달 초 아르헨티나 중앙은행과 2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맺었다.
이 총재는 또 “수도권 주택 시장이 다소 진정됐다가 지난달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인다”면서 “유동성을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오는 2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쪽에 무게를 실은 셈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증가세에 대해서는 “원화가 기본적으로 국제화가 되지 않은 통화인 만큼 선진국보다 낮아야 한다”면서 80~90%를 적정 한계로 제시했다.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발표된 10·15 부동산 대책의 효과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27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집값이 107% 올랐다”면서 “(10·15 대책의) 효과는 굉장히 단기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부동산 과열 양상을 빨리 차단하는 것이 길게 보면 주거 사다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필요 시 준비된 추가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 규제 입법에 대해서는 “올해 안으로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