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나폴레옹 시대 황실 보물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4인조 범인들은 7분 만에 범행을 저지르고 떠났다. 프랑스 정부는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유산을 도난당했다”며 60여명 규모의 수사팀을 꾸렸다.
AFP·AP통신 등에 따르면 범인들은 이날 박물관 개장 30분 뒤인 오전 9시30분 프랑스 왕실 보석류가 전시된 ‘아폴론 갤러리’에서 보물 9점을 훔쳤고 1점을 떨어뜨린 채 달아났다. 이들이 떨어뜨리고 간 보석은 나폴레옹 3세의 황후 외제니의 왕관으로 현장에서 부서진 채 발견됐다. 이 왕관은 다이아몬드 1354개와 에메랄드 56개로 장식돼 있다.
범인들이 훔쳐 간 보물은 나폴레옹 1세가 마리 루이즈 황후에게 선물한 다이아몬드·에메랄드 목걸이, 외제니 황후의 왕관과 브로치, 18세기 마리 아멜리 왕비 및 오르탕스 왕비와 관련된 사파이어 목걸이 등 8점이다.
로르 베퀴오 파리 검사장에 따르면 범인들은 센강 쪽 박물관 외벽에 사다리차를 대고 올라간 뒤 강화유리 등을 절삭하는 앵글 그라인더를 사용해 보석을 훔쳤다. 이들은 경비원을 앵글 그라인더로 위협하기도 했다. 범행 후에는 스쿠터를 타고 달아났다.
세계 각국의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세계적 박물관에서 개장 시간에 대담한 절도 사건이 벌어지면서 보안 시스템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당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엑스에서 “루브르는 우리 문화의 세계적 상징”이라며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