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쌀값 오름세가 계속되자 소비자 부담 가중을 지적하며 쌀값 급등 문제를 보도하는 언론 기사가 부쩍 늘었다. 이달 1~15일 평균 쌀 소비자가격은 20㎏에 약 6만7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5만3000원 대비 26%(1만4000원)나 올랐다.
그러니 언론의 쌀값 지적과 비판이 이해는 된다. 다만 농산물 가격을 언론에서처럼 단순히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해 보도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크다는 점도 함께 지적하고 싶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작황에 따라 시기별로 가격 변동이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특정 시기 전년 가격과의 단순 비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쌀은 최근 들어 가격 변동폭이 커지고 있어 단순한 전년 대비 가격 비교가 갖는 한계는 분명하다. 예를 들어 올해 1월과 2월 쌀 소비자가격은 5만3000~5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6000원과 비교하면 2~6% 낮은 수준이다. 그렇다고 올해 쌀 가격이 지난해보다 싸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정 시기의 전년 가격과의 단순 비교는 농산물의 경우 오류 가능성이 상당하다. 때문에 농산물 가격 비교는 통상 직전 1년이 아닌 최근 5개년 중 최고·최저치를 제외한 3개 평균값(평년 가격)을 이용해 직전 연도 가격 폭등이나 폭락 등 극단적인 값의 영향을 배제하고 있다.
평년 가격으로 비교해도 문제는 있다. 비교 기간의 의미가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쌀을 연중 고르게 구매하기 때문에 특정 기간의 가격보다 연평균 가격이 중요하다. 소비자 관점에서 2025년 연평균 쌀 소비자가격을 추산하면 대략 5만9000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는 2021년 연평균 소비자가격(5만9000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년 가격(5만3476원)과 비교하면 11% 높다.
또한 올해 수확기 산지 가격이 약 6만원으로 형성될 경우 평년(4만9691원) 대비 21% 높다. 다만 이는 모두 명목가격으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올해 소비자 쌀값과 수확기 산지 쌀값은 실제로는 2020년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낮은 수준이다.
쌀값 수준에도 균형적인 시각이 요구된다. 지난 20년간 누적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52.9%인 반면 산지 쌀가격은 26% 상승하는 데 그쳤다. 1년 평균 국민 1인당 50㎏ 내외의 쌀을 소비한다. 20㎏당 6만원 기준으로 하루 400원 남짓이다. 외식업체와 같은 대형 수요처는 비싼 쌀값이 부담이겠지만, 쌀값은 소비자의 비용인 동시에 쌀 농가의 수취가격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최근 가파른 쌀값 오름세는 소비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어 정부가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다만 농산물은 특정 시기 전년 대비 가격 비교가 갖는 한계를 고려해 보다 균형되고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