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은 20일부터 4일간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열어 5년간 경제 청사진과 핵심 지도부 인사를 논의한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내수 부진, 부동산시장 침체,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 난제에 대한 해법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공산당은 5년마다 전국대표대회를 열어 205명의 중앙위원과 171명의 후보위원을 선출한다. 이들이 임기 중 7차례 전체회의를 열어 주요 정책과 고위 인사를 결정한다. 네 번째 전체회의인 이번 4중전회에서는 올해 마무리되는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평가하고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5개년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발표되지만, 대체적인 윤곽과 방향은 이번 회의 종료 후 확인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내수 진작이나 복지 확대보다는 첨단기술 산업·인프라 투자 확대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차 계획에서도 국내 수요 진작 필요성이 언급됐지만 당은 실제로 생산 지원을 선호했다”고 지적했다. 미 CNBC방송은 “중국 당국이 반도체,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에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숙청 등으로 비어 있는 고위 지도부에 대한 인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3중전회 이후 부패 조사나 사망 등으로 공석이 된 중앙위원 최소 9명을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중앙위원 인사다.
군 고위 지도부 물갈이는 사실상 예정됐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17일 군 서열 3위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겸 중앙정치국 위원과 5위 먀오화 전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주임 등 군 고위 지도부 9명을 당과 군에서 제명한다고 밝혔다.
허웨이둥과 먀오화는 낙마 이후 ‘시진핑 실각설’과 ‘권력 암투설’이 나돌았을 정도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두 사람의 제명으로 중앙군사위 위원 7명 중 지난해 숙청된 리상푸 전 국방부장을 포함해 3명이 공석이 됐다.
이들 외에 허훙쥔 전 중앙군사위 정치공작부 상무부주임, 왕슈빈 전 중앙군사위 연합작전지휘센터 상무부주임, 린샹양 전 동부전구 사령관, 친수퉁 전 육군 정치위원, 위안화즈 전 해군 정치위원, 왕허우빈 전 로켓군 사령관, 왕춘닝 전 무장경찰부대 사령관도 처분 대상에 포함됐다. 이 중 8명이 중앙위원으로 이들의 당적 박탈은 4중전회에서 추인된다.
한때 외교부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류젠차오 전 당 대외연락부장, ‘기술 차르’로 불린 항공·우주 전문가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 등 수개월째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은 인사들에 대한 조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